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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상담] 육아에 무심한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글제목: [자녀교육상담] 육아에 무심한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성자: 지와감 심리상담센터
이메일: psy1@seoulpsy.co.kr
< 자녀교육에 무관심한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글쓴이 : 권 영 민 (서울발달심리상담센터 논현점 소장, 발달 및 상담심리전문가 )   

 필자가 근무하는 상담센터의 홈페이지에는 부모들이 각자의 어려움을 내놓고 문제해결을 찾아보려는 [공개상담] 게시판이 있다.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담겨있는 글들을 읽다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슬기롭게 어려운 상황들을 견뎌내기도 하는  부모들의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을 때도 많다.
 그 글들을 정리하면서, 두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아빠들이 자녀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직장맘들의 증가로 그들의 자녀양육의 고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빠들의 자녀양육의 참여도가 예전에 비해서 크게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안일뿐만 아니라 직장일도 겸하고 있는 직장맘들의 경우에는 남편의 협조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끼는 데에서 생기는 서운함, 억울함이 참 많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녀양육에 아빠들이 엄마들보다 협조가 아닌 적극 참여로 유도할 수 있을까? 아이들 각자의 기질과 성향도 다르고 그들이 처한 환경과 부모 또한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자녀양육 방법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성격이나 환경을 갖고 있지만, 사람이라면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 마음을 서로 어떻게 소통해나가느냐에 따라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이 세워지는 것 같다. 그런 노하우에 대해서 함께 지혜를 짜보자.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 “아빠들”이 우리의 가정에, 우리의 자녀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사실일까? 그건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하나의 고정관념이 아닐까 싶다. 일상적 육아활동에 아버지의 참여가 적은 편이지만, 상호작용이 적다고 해서 아이를 보살피는 기술이나 아이의 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채는 능력이 부족한 것만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예를 들면, Parke와 Sawin(1975)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수유행동을 관찰한 결과, 아버지도 어머니만큼 아기에게 적절한 반응을 보였으며, 어머니에 비해서 덜 다정하거나 덜 효율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대체로 아빠들이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정도에는 개인차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아빠들의  이러한 개인차가 발생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첫째, 아빠 자신이 자율적이고 친밀하며 자기 직업에 만족스러운 적응을 할 때, 아버지노릇(Fathering)을 양적, 질적으로 잘 하며,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민감하고 반응적이라고 한다.
 둘째, 부모의 심리적 적응과 부부관계의 질(quality)이 아빠의 양육행동에 중요한 변인이 된다고 한다. 아버지의 역할이나 참여는 배우자인 아내의 지지와 도움으로 발전될 수 있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버지도 어머니 못지 않게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내와 남편간의 원활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바로 남편의 자녀양육을 적극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는 초석이 된다는 것이다. 엄마는 생물학적인 조건상 아기를 잉태하고 10개월간의 임신기간을 지내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자녀양육의 책임감을 직접 느끼게 된다. 아이를 임신하지 않기 때문에 아빠들이 엄마보다는 육아의 고충을 직접 느끼기는 어렵지만 아이가 출생하고 아이의 성장을 통해서 아빠들은 자녀양육의 무게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아빠들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아이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녀양육’이라는 숙제가 주는 그 무게감이 참으로 막연하고 애매하기 때문에, ‘좋은 아버지라면, 가정을 위해서 한 몸 바쳐서 열심히 벌어야 해.’하는 경제적인 보상(희생)만을 감당하려는 전통적인 아버지상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족이 보다 안락하고 풍요로울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제공하려는 아빠들의 태도는 참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안정을 최고의 목표로 삼다 보면, 삶에 있어서 주객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시작은 ‘우리 가족이 좀더 편안하고 애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지.’하는 소박한 소망에서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점차로 좀더 좋은 것, 좀더 편안한 것을 누리고자 하다 보면, 더 많이 벌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이 바빠지게 된다. 그러면 정작 아이들이, 아내가 아빠를 원하고 필요로 할 때, 아빠는 가정에 없다. 가족이 아빠와 함께 하기를 원할 때, ‘이 바쁜 일만 끝내고 나서 놀아줄게.’,‘조금만 더 벌고 나서 그 때 여행가자.’하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하려고 했던 모든 것들을 조금씩 뒤로 밀어두게 된다. 그러다가 드디어 아빠 자신이 여유가 생겨서 아이들을 찾으면 아이들은 가정에 없다. 아이들의 마음에 아빠는 없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아빠들의 삶이 참으로 슬프고 허무하게 느껴질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족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아내(엄마)는 사랑하는 내 남편(아빠)이 이런 식으로 가족의 외톨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아빠가 자녀의 성장을 곁에서 바라보게 하려면, 엄마는 어떻게 할까? 대부분의 경우에, 보통 엄마들은 아이들의 주양육자로 아이들의 전체를 알고 관리해온다. 다른 어느 것보다 엄마들은 자녀양육이라는 부분에서는 거의 주도적으로 역할을 행하게 되는데, 이제는 그 권력(?)을 아빠와 나누는 것이다. 권력을 양분하는 과정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령, 엄마들은 아빠들에게 뭔가 한 번 어렵게 요구했는데 들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말하는 게 더 치사스럽고 말해서 들어줄 것 같지도 않으니 차라리 그냥 내가 다 해버리고 마는 게 낫다고 말한다. 또, 내(엄마)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시킨 대로 하지 않고 자기(아빠) 맘대로 해버려서 지금까지 애써 정해놓은 아이들과의 규율을 흔들어놓는 바람에, 차라리 안 도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엄마들의 항변도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빠들의 행동에도 나름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아빠들은 자녀양육에 참여 안하고도 잘 살아왔는데, 이것을 새롭게 해야 하니 썩 내키지 않을 수 있으니 늦장을 부리기 마련이다. 애들과 놀아보라고 해서 나(아빠)도 한 번 애들과 잘 해보려고 한 것인데 내 생각대로 했다고 아내(엄마)의 면박이 빗발치니 ‘내가 다시는 애들과 놀아주나 봐라’하는 심정이 되기도 할 거다.   

 이 때에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엄마들은 기다림과 자율성의 미학이 가져오는 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화가 있으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심있게 기다리는 동안에 사람의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자신의 뜻이 금방 들어지지 않는다고 금방 포기해버리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외부의 압력이나 제재가 너무 큰 경우의 변화는 일시적이기 쉽다. 그러나 외부의 압력이 적은데도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내적인 동기가 더해질 때이다. 남편의 자녀양육에 있어서 필요한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엄마 자신이 일관성있게 요청하는 것과 남편이 작은 노력을 했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충분히 인정하고 수용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엄마) 생각과 다르더라도 남편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해주어야 이후의 행동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녀양육에서의 남편의 자율성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가령, 남편이 설거지를 깨끗하게 하지 않더라도, 설거지를 같이 하려는 그 마음을 존중해줘야 남편의 가사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듯이 말이다. 내 육아방식과 남편의 육아방식이 다름을 알아야 하고 그 차이에서 오는 것들을 조율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가족만의 독특하고도 건강한 훈육방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 이 글은 2008년 6월 신협에서 발간하는 사보 <우리집 SOS>에 게재되었던 원고입니다. 이 글을 인용하실 경우에는 무단 복사하거나 게재하지 마시고 글의 출처 및 저자를 함께 게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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